교육은 百年大計요, 황새복원은 千年大計이다!
교육은 百年大計요, 황새복원은 千年大計이다!
  • 학생신문
  • 승인 2018.09.1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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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박사 박시룡 교원대 명예교수
촬영장소: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 황새마을 (과거 번식지)사진작가: 이용기
촬영장소: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 황새마을 (과거 번식지)사진작가: 이용기

일면식도 없는 그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황새때문이었다.

황새(Oriental White Stork)는 황새목 황새과에 속하는 대형조류로,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텃새였다.  그러던 것이 한국전쟁과 전후(戰後) 가속화된 산업화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생태계가 오염되면서 급격히 감소되었다가 결국 한반도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멸종 후 복원까지의 기록을 찾아보았다.

 

2018년 7월, 어미와 새끼 5마리를 방사하자 황새무리들이 15미터 높이의 인공둥지 위로 날아오르고 있다. 촬영장소: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 황새고향마을(과거 번식지)사진작가: 이용기
2018년 7월, 어미와 새끼 5마리를 방사하자 황새무리들이
15미터 높이의 인공둥지 위로 날아오르고 있다.
​​​​​​​촬영장소: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 황새고향마을(과거 번식지)
​​​​​​​사진작가: 이용기

우리나라 황새에 대한 기록

-1968년 천연기념물 제199호,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1급 보호동물

-1971년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 살고 있던마지막 황새 1쌍 중 수컷황새가 총에 맞아 죽음

-1994년 홀로 남아있던 암컷 황새가 서울대공원에서 죽음으로써 완전히 멸종됨

-1996년 한국교원대학교내 황새복원연구센터에서 독일과 러시에서 각각  2마리씩 4마리의 황새를 들여옴

-2002년 인공부화에 성공(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네 번째)

-2009년 충남 예산에 첫 황새테마공원인 예산황새공원이 조성됨

-2013년 교원대학교에 생태연구원이 설립됨

-2014년 복원황새 157마리 중 60마리를 예산황새공원으로 보냄

-2015년 예산황새공원에서 8마리 자연방사됨

-2016년 자연방사된 황새들이 처음으로 부화에 성공함 

 

 

  1996년, 황새복원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한 이래, 연구센터, 서식지, 생태원, 황새공원 등 말 그대로 황새에 대한 모든 연구와 활동의 중심에 섰던 이가 바로 박시룡(朴是龍. 황새생태연구원 전 원장)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인터뷰 준비를 위해 기사와 자료를 뒤지던 중 ‘황새 아빠’로 불리는 그가 최근에 쓴 컬럼이 눈길을 잡았다.

그를 중심으로 황새복원에 앞장섰던 한국교원대학교는 박 교수가 퇴임한 후 같은 분야의 후임자를 뽑지 않았다고 했다.  그 결과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의 연구원들이 황새복원 연구를 포기하고 다른 직장으로 떠나고 있단다.  그 뿐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연구목적 사업으로 설립된 예산황새공원에조차 황새복원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다.  길조(吉鳥)인 황새의 멸종에 안타까워하고, 그 황새의 복원에 박수치던 감격이 충격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황새박사 박시룡 교수를 만나기 위해 장항선 새마을호를 타고 예산으로 내려갔다.

▶2018년 8월 20일에 쓴 칼럼을 읽었다.  황새복원 프로젝트에 대한 걱정이 많으신 듯하다.  현재 가장 염려하시는 것은 무엇인가?

-황새 멸종 후 러시아와 일본에서 황새를 들여오고, 인공부화와 자연부화에 이어, 자연방사까지 성공했지만 황새복원이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황새복원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전문가 그룹의 지속적인 연구와 행정기관의 충분한 이해를 동반한 정책실행과 황새와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농민들의 철저한 인식과 도움이 그것이다.  이 세 분야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컬럼에 쓴 바와 같이 현재 예산의 황새공원에는 연구원(硏究院)도, 한반도 황새복원 연구를 리드할 원장도 없다.  다시말하면 황새복원 프로젝트는 미완(未完)의 상태에서 멈춰버린 것이다.

 

  황새복원을 위해 21년, 학자로서의 가장 빛나는 시절을 송두리째 바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영롱한 자부심은 짙은 한숨과 안타까움으로 바래있었다.  

 

황새자연방사를 가진 예산군전시행정 퍼포먼스라는 우려를 낳았다.출처: 에산군청
황새자연방사를 가진 예산군전시행정 퍼포먼스라는 우려를 낳았다.출처: 에산군청

▶며칠 전(9월 4일) 예산군에서 황새자연방사행사를 가졌다.  황새복원이 순항 중이라는 기사도 읽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 마디로 황새복원연구의 무력화 현장을 보는 기분이다.  황새를 자연에 풀어주는 것 자체만으로 자연방사를 했다고 할 수는 없다.  성공적인 자연복귀를 위해서는 즉, 황새들이 논습지로 가서 잘 살도록 하기 위해서는 연구그룹에 의한 황새들의 먹이서식지에 대한 연구와 조성이 필요하다.  황새들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지 검증하고 그곳에 제초제 등 농약을 살포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지역농민들의 철저한 협조가 필요하다.  앞에서 설명한 삼위일체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재 예산군에서는 황새방사가 행정기관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황새복원을 위해 연구그룹, 행정기관과 함께 지역농민의 협조를 꼽으셨다.  현재 예산군내 농민들의 황새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황새복원 연구를 하면서 황새마을 조성을 위해 몇 개의 후보지를 두고 면밀히 조사하고 연구했다.  예산군 주민의 황새복원에 대한 인식도 조사에서 설문에 응답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적인 황새복원을 위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불편하더라도 먼저 실천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황새마을 조성 이후 실제로 모든 지역농민이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농민들이 친환경농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뒷받침이 요구되는데 이것도 미흡한 상황이다.

 

  친환경농법으로 농사짓는 일은 녹록치않다.  그 생산물 또한 비쌀 수밖에 없다.  유통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친환경농산물의 생산은 지역농민들의 몫이지만, 유통은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문제이다.  처음에는 황새마을 유치에 고무적이었던 농민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하자 이제는 친환경농사를 그만 짓겠다고 선언하고 나선다고 했다.  제초제를 뿌리고 농약을 치는 것은 물론 황새를 잡겠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도 연구원(硏究院)의 역할 중 하나라고 했다.

 

▶황새복원연구원의 역할은, 또 향후 연구과제는 무엇인가?

-황새복원을 위해서 황새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황새복원연구원에서 하는 일은 ①천연기념물 황새의 야생복귀 및 보존연구 ②농업생태계, 과거 번식지 및 서식지 복원 연구 ③천연기념물의 보전을 위한 생태연구 ④황새개체군 유전적 다양성 연구 ⑤생태교육자료 개발 및 교육과 홍보활동 ⑥농산물 생태인증 및 유통관련 연구 등이다.

황새의 수명은 2,30년이다.  지금 살고 있는 황새들이 수명을 다하기 전에, 현재 사육 중인 개체들이 근친교배만으로 번식하지않고, 외국과의 황새교류를 통해 유전자 다양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체계적인 연구가 중단된 이 현실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황새는 제2의 멸종을 맞게 될 것이다.  그것이 가장 두렵고 가슴 아프다.

 

  『황새는 한반도 생태계를 리셋시킬 수 있는 핵심 종(種)이다.』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다.  황새가 살 수 있는 생태계란 그들이 먹이가 되는 미꾸라지, 붕어가 풍성한 논과 개울을 일컫는 것이고, 이러한 곳이야말로 우리 인간들에게 가장 좋은,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환경이라는 뜻이다.

 

  오염된 환경의 복원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그래서 ‘교육을 百年大計라고 하지요?  황새복원은 千年大計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老 학자의 결연한 표정 앞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노래 한 편이 있다. 라만차에서 온 사나이 돈키호테가 부르는 이 노래를, ‘이룰 수 없는 꿈’을 이루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이 땅의 황새복원’을 위하여 오직 한길을 묵묵히 걸어온 박시룡 교수께 바친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것 

무찌를 수 없는 적을 무찌르는 것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삼키는 것 

용맹한 자도 탐험하지 못한 곳에 가는 것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정의를 이루는 것 

너의 부정한 맹세를 사랑하는 것 

너의 두 팔이 힘을 잃었을 때 다시 일어나 싸우는 것 

닿을 수 없는 별들에 손을 대는 것 

아무리 절망적이고 멀어도 

이 영광된 길에 진실했다면 

내가 죽을 때 내 가슴은 

평안하고 진실하리…….

 

상처가 나고 온몸이 누더기처럼 찢겨도 

아직도 남은 마지막 용기로 

닿을 수 없는 별들에 가는 것 

 

그것이 나의 길이다…….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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