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축시
그대 젊은이들에게
그대 젊은이들에게
-학생신문 창간에 부쳐
구 상  (전 서울대학교 교수, 영남일보 주필)

그렇다! 세상은 어느 시대건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내일로 닥칠 그대들의 시대는
오늘날 그대들이 갈고 닦는
슬기와 솜씨로 마련되는 것이다.

이 시간 그대들 앞에 벌어진
크고 작은 모든 세상살이는
지난 세대들의 시행착오요
한낱 실패작에 불과하다.

그대들은 그대들의 내일을 위하여
두메산에 선 화전민의 그 순수한 정열로
산정(山頂)의 흰 눈처럼 맑게 빛나는 이성으로
잡초의 짓밟힘에도 눈물 짓는 사랑으로

넘치는 자신과 폭발하는 에네르기*를
그대들이 이룩해야 할 유토피아를 위해

오늘은 묵묵히 슬기를 닦아야 한다.
오늘은 묵묵히 솜씨를 갈아야 한다.

* 에네르기(Energie) 독일어로 원기(元氣), 에너지, 실행력을 뜻함
구상

축시를 써주신 구상 님(1919-2004)은 시인, 학자이면서 언론인이다.
주요저서로 현대시 창작입문, 침언부어, 민주고발 등이 있고, 주요작품으로는 1956년에 발표한 ‘초토의 시’가 있다.
서울특별시문화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대한믹국문학상, 금관문화훈장 등을 받으신 명실공히
우리나라 문학계 최고의 어른이시다.